고윤희:“......” 여자는 또 물었다. “경민이가 고용한 하녀예요?” 고윤희는 입술을 깨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먹을 더 꽉 쥐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 앞에 있는 이 여자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태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그저 몸을 돌려 비참하게 여자를 비껴 나간 뒤 도망치듯이 뛰어나갔다. 한숨에 구경민의 별장에서 달려나왔다. 여긴 산 꼭대기였다. 별장 밖은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그러나 고윤희의 눈 앞은 깜깜했다. 그녀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이게 현실인가? 자신을 꼬집고 통증이 느껴지는 걸 보니, 이건 진짜였다. 이제부터 그녀와 구경민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아무 사이도 아닌건가? 그럼 그녀는 어떻게 되는 거지? 34-35살의 여자는 돌아갈 집도 없고, 친척도 없고 가족도 없었다. 그리고 최근에 사귄 친구 신세희는 지금 아직 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할까? 이번생에 다시 구경민을 만날 수 있을까? 그는 그녀의 남자였다. 그녀가 목숨처럼 여기던 남자였다. 이렇게 정리한다고 해서 아무 사이도 아닌 게 되는 건가? 고윤희는 공허한 눈빛으로 별장을 보았고, 그녀는 가지 않고 풍성한 나무들 옆에서 자신의 모습을 감춘 뒤 구경민의 별장쪽을 보았다. 이 순간, 구경민은 벌을 주는듯한 눈빛으로 눈 앞에 여자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10년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 최여진이었다. 최여진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구경민을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어제의 그 올리브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그녀가 입고 있으니 옷빨도 잘 받고, 매혹적으로 보였다. “못된 남자야! 10년 동안 안 만났는데, 안 보고싶었어?” 최여진이 구경민에게 말했다. 구경민이 명령했다. “이리와!” 여자는 구경민 앞으로 다가갔고, 거의 구경민 바로 앞까지 가서 발꿈치를 들어 살짝 구경민의 발을 밟았다. 그녀는 힘이 약
구경민은 정색하며 말했다. “안 쫓아낸 게 아니야. 이틀동안 내가 좀 바빴어.” “오빠는 쟤를 아끼고 있잖아.” “맞아!” 구경민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여자는 화가 나서 얼굴이 다 빨개졌다. “오빠 정말…” 그리고 그녀는 팔을 들어 구경민을 때리려고 했다. 그러나 구경민은 그녀의 가녀린 팔을 잡았다. “그 사람은 내 옆에 오랫동안 함께했어. 공로는 없어도 노고는 있지. 저 사람이 반려동물도 아니고, 설령 반려동물이라고 해도, 나랑 몇 년동안 함께 했으니 마음대로 버릴 순 없어.” “아니! 오빠는 꼭 버려야 해!” 여자는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분노한 눈빛으로 구경민을 보았다. 구경민은 마음이 녹았다. “그래서 쫓아냈잖아.” “오늘 밤엔 내가 오빠랑 잘 거야!” 여자는 박력있지만 애교 있게 말했다. “오늘 저녁에, 내가 어떻게 할지 두고봐.” “나 오빠 아이 갖을 거야.” 구경민은 무섭게 말했다. “10년 전에 네가 멋대로 날 떠나지만 않았어도 우리 아이가 벌써 10살은 됐을 거야. 네가 말 안 해도 내가 그럴려고 했어. 그때 가서 넌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 너 같은 여자는 꼭 족쇄를 걸어놔야 해.” 여자는 마음이 풀렸는지 남자의 얼굴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 그동안 너무 보고싶었어.” “그럼 왜 안 왔는데?” 구경민이 물었다. 여자는 입술을 내밀었다. “처음엔 돌아오기 싫었어. 전세계를 다 돌아보고 난 다음에 돌아와서 오빠랑 결혼할 생각이었지.” “근데 오빠 같은 못된 남자가! 내가 떠난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여자를 찾았을지 누가 알았겠어? 오빠가 그 여자랑 만났던 거 알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났어. 그래서 안 돌아왔어! 그 여자를 얼마나 데리고 사나 보려고.” “넌 성질이 여전히 막돼먹었구나, 제멋대로에 거만하고, 내가 널 어떻게 하는지 두고봐.” 말을 끝낸 뒤, 그는 더 이상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 들어안은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여자는 남자를 밀쳤다. “나 안 올라가!” 남자가
최여진은 눈시울에 눈물이 가득했다. “오빠 뭐라고 했어?” 구경민은 눈 앞에 여자를 보았다. 그는 그녀를 10년을 기다렸다. 그는 그녀가 16살이었을 때부터 사랑했고, 그녀는 고윤희보다 야심있고, 고윤희보다 간도 크고, 고윤희보다 더 재밌고 사랑스러운 장점이 가득한 여자였다. 그녀가 자신만의 생각이 있으면 이 세상 누구도 그 생각을 바꿀 수 없었다. 그녀는 구경민의 최애였다. 그녀는 구경민이 목숨 같이 아끼는 여자였다. 그러나 지금 구경민이 뭐라고 한 거지? 꺼지라고? “그 여자한테 꺼지라고 한 거야.” 구경민이 말했다. 최여진은 분노가 기쁨으로 바뀌었다. “그치.” 애교스러운 눈동자로 구경민을 보며, 그녀는 발로 구경민을 건드렸다. “얼른 나 방에 안 데려가고 뭐해?” 구경민은 그녀를 안고 자신의 안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최여진은 무섭게 말했다. “누구야! 이런 타이밍에 전화를 거는 사람이!” 하지만 구경민은 최여진을 내려놓았다. 핸드폰을 보니 부소경의 전화였다. 이틀동안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의 신장을 요구하는 일 때문에, 이미 부소경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고, 부소경이 전화를 거는 거라면 분명 급한 일일 테다. 구경민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소경아, 지금 상황은 어때? 세희 씨 몸은 좀 괜찮아졌어?” 구경민이 전화에서 신세희를 언급하자, 옆에 있던 최여진의 눈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신세희! 그녀는 귀국을 하기 전부터 이 이름을 들어봤다. 들은 바로는, 신세희가 남성의 상류사회 물을 다 흐려놨다고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서울에서 제일 높은 권력을 자랑하고 있는 구경민도 신세희에게 호의를 베푼다고 들었다. 구자현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최여진은 분노했다. 구경민은 최여진의 것이었다. 아무리 구경민이 필요가 없어지더라도, 자신이 밖에서 자유롭게 떠돌아다닐지라도, 구경민은 이번 생엔 최여진 한 여자만 사랑해야 했다. 어느 누가 감히 구
저쪽에 있던 신세희는 구경민이 말을 하기도 전에 이어서 말했다. “대표님, 저 이제 돌아왔어요.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저는 절대 임 씨 가문과 서 씨 가문 때문에 무너지지 않아요.” 구경민은 대충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저는 평소처럼 출근하고,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 줄 거고, 우리 집 앞에 몇 백명의 기자들이 둘러 싸고 있어도 이제 무섭지 않아요. 저는 잘못한 게 없으니까요! 제 신장은 제가 지킬 거예요!” 구경민:“......” 저편에서 신세희는 계속 말했다. “윤희 언니가 요즘 저 챙겨준다고 많이 피곤했나 봐요, 그냥 푹 자게 내버려 두세요.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두 분 이제 애 갖으셔야죠.” 신세희는 어제 자신이 기자들 앞에 있을 때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6살짜리 유리가 그렇게 용감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해졌다. 신세희는 고윤희가 사실 아이를 갖고싶어 하는 걸 알고 있었다. 구경민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의 뒤에 있던 최여진은 이미 두 눈으로 독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대표님,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줘야 하고, 출근도 해야 돼서 이만 끊을게요.” 신세희는 자신이 일을 크게 벌려 놓기도 했고, 구경민의 성격을 잘 알지 못 했기에, 전화를 끊었고 구경민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 했다. 전화를 끊은 뒤, 신세희는 핸드폰을 부소경에게 돌려주면서 말했다. “윤희 언니는 늦잠을 별로 안 자는 사람이 거든요. 온화하게 가정을 지키는 사람인데, 늦잠을 잔다는 건 어쩌면 임신했다는 가능성일지도 몰라요.” 아내가 이렇게 낙관적인 걸 보고, 부소경도 웃었다. “넌 이럴 때도 남 걱정할 겨를이 있어?” 신세희는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이틀 전에는 진짜 화가 나서 죽을 뻔했지만, 현실은요? 내가 아프고, 열이 나고, 인사불성이 되면 임 씨 가문이랑 어르신한테만 좋은 거 아니겠어요?” 멈칫하다가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나를 위해서, 유리를 위해서라도 낙관적으로 살아야 해요.
앞에 막고 있던 사람은, 부소경과 엄선우 모두 모르는 사람이었다.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였고, 검소한 옷차림을 보니 농촌에서 살다온 중년여성 같았다. “아주머니, 무슨 볼 일 있으신가요?” 이런 다사다난한 시기에 엄선우는 의심을 품었지만 최대한 친절한 말투로 물었다. 도련님과 사모님 사이엔 요 며칠 일이 많아서, 엄선우는 이럴 때 더욱 다른 일이 터지지 않길 바랐다. 앞을 막고 있던 아주머니는 엄선우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움츠러든 느낌으로 차를 앞에서 뒤까지 더듬었다. 이런 움츠러든 모습을 보자 신세희는 자신의 엄마가 생각났다. 신세희는 바로 차 문을 열었다. “아주머니,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사람들… 사람들이 말하는 사람이 그쪽이에요?” 아주머니는 흐릿한 눈으로 신세희를 보았고, 딱 한번 본 뒤 이 말을 뱉고 뒤돌아 떠났다. 이상했다. 그녀는 이 아주머니를 모르는 게 확실했다.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아주머니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신세희와 엄선우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엄선우는 신세희를 말렸다. “됐습니다, 사모님. 우선 신경쓰지 마시고, 유리부터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게 좋겠어요.”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차로 돌아온 신세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부소경을 보았다. “왜 그래요 소경 씨?” 신세희가 물었다. 부소경은 살짝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는 팔로 신유리를 감쌌다. “일단 우리 공주님부터 유치원에 데려다 주자.” 엄마 아빠가 자신의 양 옆에 앉아있는 걸 보고 신세희는 매우 기뻐했다. “엄마 아빠, 이제 앞으로 엄마 신장 달라고 할 사람 없는 거지?” 신유리는 신나서 물었다. 신세희는 신유리에게 말했다. “당연하지.” “그럼 나 이제 걱정 안 할 게.” 아이는 어른처럼 말했다. 유리는 치유능력이 아주 강한 아이였고, 멘탈도 엄청 강했다. 어제 같은 일에도, 당시엔 비록 무서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이
“그 회사가 어제 새벽에 박살이라도 났데요? 주혁 씨, 몇 살인데 아직도 그런 헛된 생각만하고 있어요?” 송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박살났어요. 그냥 잔해도 안 남을 정도로요. 하룻밤 사이에 신문사 사장이 아예 그림자도 없이 사라졌다니까요.” 그들은 모두 놀랐다. 유독 신세희만 담담했다. 부소경은 그녀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말해주지도 않았고, 심지어 한 글자도 안 꺼냈다. 신세희는 부소경의 성격으로, 그가 지금 당장은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거짓 보도를 하는 매체 정도는 하룻밤 사이에 없애 버릴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서 씨 집안 어르신에게 본떼를 보여주는 것과 같았다. 신세희는 기분이 좋았다. 어제의 억울함은 벗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뒤에 있던 민정아는 가방을 내려놓고 신세희 앞으로 와서 혼을 냈다. “세희 씨! 지금 웃음이 나와? 어제 그렇게 아파서 헛소리를 다 하고! 디럭테님이 일주일 휴가까지 줬는데, 왜 집에서 안 쉬고 나왔어?” 신세희는 고개를 돌려 민정아를 보았다. “그저께 병원에서 임서아한테 화를 다 분출 못 했나 봐? 그래서 나한테 화내는 거지?” “세희 씨, 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래!” 신세희는 밝게 웃었다. “아니면 어떡해야 하는데? 난 잘못한 거 없고, 누구한테 신세진 것도 없어. 난 신나게 출근하고, 열심히 일 할 거니까, 아무도 뭐라고 못 해.”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웃었다. “맞는 말이야! 급한 사람은 그 사람들이지! 우리랑은 상관없잖아?” “그런데 정아 씨랑 선희 씨, 그리고 윤희 언니한테는 고마워. 나 때문에 화 내주러 병원까지 찾아가서 애도 화환까지 줬다며? 하하, 진짜 생각만 해도 통쾌해!” 망설이다가 신세희가 말했다. “점심 때 선희 씨랑 같이 밥 사줄게, 임서…” 그녀는 민정아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임서아가… 빨리 지옥으로 떨어지라고 기원해야지!” “좋아!” 이 날 점심, 신세희와 엄선희 그리
세 사람은 허공에서 젓가락을 들고 한참 동안 내려놓지 못 했다.세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만 모두 귀를 기울여 듣고 있었다.그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나 있었다.“말해봐, 대체 무슨 상황인데? 요즘 재벌들은 다 못됐네! 돈 많은 사람일수록 이기적이야, 어떻게 자기 동생을 안 살릴 수가 있어? 이런 사람들은 용서하면 안돼!”“돈 많은 남자 만나서 그런 거지 뭐. 그리고 인터넷에 보도도 못 하게 했데. 나도 그냥 들은 거야, 그 여자가 어렸을 때부터 집에 있는 거 입고 먹고 다 하면서, 가족들이 엄청 잘해줬는데, 나중에 크고 나니까 눈이 돌아서 동생걸 막 뺏고 다녔데.”“그런 사람들은 이기적인 게 당연해진 거야.”“여동생 물건만 뺏은 게 아니라, 동생 남자친구도 연달아서 3명이나 뺏어갔데.”“사람 맞아?”“지금 그 동생이 화가 나서 병에 걸렸나 봐. 요독증이라 언니한테 신장 하나만 떼달라 했는데, 그 여자가 죽어도 안 주겠다고 했데.”“안 주고 싶으면 그냥 안 주면 될 것을, 자기 친구들 불러서 병원에 찾아가서 동생한테 빨리 죽으라고 애도했데.”“미친! 천하에 그런 독한 여자가 있단 말이야?”“다 사실이야, 정말 이런 일이 있었어. 근데 어디서 유포된 건지는 모르겠어.”“그렇게 독한 여자 진짜 많이 없는데 말이야.”“아니요!” 앉아 있던 민정아는 갑자기 그 테이블로 가서 한 마디를 뱉었다.모든 사람들은 멍하니 갑자기 온 이 여자를 보고 있었고, 민정아 때문에 놀라서 아무도 감히 말을 할 수 없었다.민정아는 모든 사람에게 되물었다. “만약 자기 몸을 해쳐서 동생을 살리겠다고 해도, 어떤 부모들은 반대할지도 몰라요. 자매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 자리에 있으신 분들 중에 이런 일 겪어 보신 분이있기나 해요?”모든 사람들은 침묵했다. 민정아는 한 사람을 가리켰다. “당신 말이에요, 당신은 할 수 있냐고요?”가리킴을 당한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또 다른 사람을 가리켰다. “당신은요? 할 수 있어요?”그 사람은 일
“얼른 먹자. 잘 먹고 든든해야 일도 열심히 하지!”밥을 다 먹은 뒤, 세 사람은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그녀들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마자 회사 맞은 편 도로에 멈춰 있던 차에서 여자 두 명이 내렸다.최여진은 구자현에게 말했다. “자현아, 이 건축 회사가 조카 구서준이랑 남성 재벌 도련님이 같이 경영하는 회사야?”구자현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구서준이 예전에 그 여자를 엄청 좋아했거든. 그 여자한테 다들 현혹됐었어. 서준이가 나중엔 그 여자가 부소경의 아내인 걸 알고, 또 그 여자 친구를 좋아하게 됐지.”“그럼, 그 여자가 결혼 파트너까지 결정해줬단 말이야?” 최여진은 경멸하며 물었다.“너도 다 봤잖아.”구자현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걔가 상대를 찾아주다 못해 네 남자인 구경민한테까지 찾아 줬잖아. 너 그래서 내가 돌아오라고 계속 말했었지. 돌아오라는데 넌 계속 말도 안 듣고, 네 남자 구경민은 하마터면 신세희 친구 고윤희한테 뺏길 뻔했어.”최여진은 차갑게 웃었다. “오빠는 내 거야. 16살 때 날 좋아하게 됐을 때부터 내 거였어. 이번 생에는 절대 그 어떤 여자도 내 곁에서 뺏어갈 수 없어. 그 여자? 뺏어 가고 싶어도 어디 능력되나 봐야지!”최여진의 머릿속엔 아침에 있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그녀와 구경민이 안방에 가서 사랑을 나누려 했으나, 그녀는 구경민이 집중하지 못 하는 걸 보았고, 그녀와 백년만년 잘 지낼 것 같은 마음이 보이지 않았다.마침 이때, 구경민은 또 부소경의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은 뒤, 구경민은 밖으로 나갔다.“오빠 어디가?” 최여진이 물었다.구경민의 말투는 급해 보였다. “소경이가 이틀동안 급한 일이 있었어서, 우선 가봐야 해.”최여진은 구경민의 팔을 잡았다. “같이 가.”“안돼! 나랑 중요하게 상의해야 할 일이 있어, 엄청 급해!” 구경민은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럼 나 데리고 나가서 시내에 내려줘. 가서 쇼핑도 좀 할래. 10년동안 남성에 안 왔었잖아.”“그래.”그리고 그는 최여진에게 카드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