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9화   

그래서 이 순간, 그녀는 어떠한 이유로도 그를 탓할 수 없었다.

  고윤희는 갑자기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 신세희 가족이 가성섬에서 돌아왔을 때, 신유리는 그녀에게 무서운 인형 하나를 주었다. 사실 그건 그녀에게 아이를 갖으라는 의미였다.

  그녀는 속으로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그녀는 원래 용기를 내어 구경민에게 말할 생각이었다. “경민아, 우리가 함께한지 벌써 이렇게 오래됐는데, 너도 나이 먹었고, 나도 나이 먹었으니, 아이 하나 갖을까?”

  그녀는 정말 용기 내서 구경민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이틀동안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에게 신장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고, 그녀는 이 얘기를 보류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정말 조금의 체면도 남기지 못 할 뻔했다.

  “괜찮아 경민아. 네가… 나한테 신세진 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고윤희는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는 카드를 다시 구경민에게 건넸다. “그동안, 매달 나한테 용돈주고, 그 용돈도 충분히 많았어. 그정도면 거의 대기업 사원급 월급이었어.”

  그는 매월 그녀에게 돈을 준 건, 그건 그녀에게 옷도 사고 용돈으로 쓰라고 준 거여서, 그는 그녀가 이 돈을 다 모으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가 돈을 모으길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 그동안 용돈으로 돈 많이 모았어. 그래서 경민아, 나한테 따로 돈 더 주지 않아도 돼.”

  구경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얌전했다.

  그를 오랫동안 따라다니면서, 한번도 걱정을 시킨 적이 없었다.

  그녀를 동물이나 화초 같은 걸로 비유하자면, 그녀는 잘 키울 수 있고 말 잘 듣는 그런 류였다.

  비바람이 불어와도, 아무리 춥고 힘들어도, 아무리 그가 그녀를 생각하지 않을 지어도, 그는 매일 집에 돌아오면 그녀가 항상 얌전히 그곳에 있는 걸 보았다.

  그녀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피곤하거나 짜증이 날 때도 그녀는 도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